▲ 한국암각화학회는 지난 27일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형관 다목적홀에서 ‘한국 암각화 현상적 접근’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반구대암각화를 새긴 선사인들은 왜 하필이면 그들의 생활근거지에서 멀리 떨어진 대곡천의 상류를 찾아 그림을 새기고 제사의례를 치뤘을까?
수학자와 암각화 연구자는 ‘암벽의 공명현상’ 때문이라는 공동연구 결과를 도출했다.
신영희 경북대학교 수학과 박사와 이하우 울산대학교 연구교수(한국암각화학회 회장)는 ‘반구대암각화가 왜 이곳이었는가?’ 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지난 27일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한국 암각화 현상적 접근’을 주제로 열린 한국암각화학회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내놨다.
학계에 따르면, 1971년 발견이후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암각화의 환경적 측면을 학술적으로 논의했던 적은 거의 없었다.
두 학자는 반구대암각화가 있는 ‘건너각단’이라는 암벽 공간을 분석하고, 거기서 확인되는 공명 현상의 최적 장소를 수학적 분석방식으로 찾고자 했다.
그 결과 건너각단은 암벽 형태가 포물선 구조를 하고 있고, 그것이 일종의 음향 거울과도 같은 상태에 있다는 점, 그리고 그러한 자연적 환경 요건을 수식의 적용으로 분석하는 것으로 그 위치를 구했다.
그리고 두 학자는 ‘반구대암각화의 공간연구-음향의 측면에서’라는 논문을 통해 이곳이 갖는 특별한 조건을 ‘음향효과’, 즉 ‘반구대암각화에서 발생하는 공명 현상’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놨다.
그렇다면 반구대암각화의 주인공들은 왜 이렇게 음향효과가 월등한 곳을 일부러 찾았을까?
그 이유로 이하우 교수는 ‘의례 과정에서의 공감대 형성’과 ‘바위에 머물러 있는 어떤 영적 존재의 소리‘를 들었다.
특히 반향과 같은 소리는 유적 안에 머무는 영적 존재가 내는 것으로 믿어졌으며, 그래서 이곳을 찾은 선사인들은 울리는 소리를 통해 바위 안의 영성체와 교유 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하우 교수는 “울산만 주변 태화강은 물론이고, 대곡천에도 건너각단이 아니어도 제사의례를 하기에 좋은 장소는 얼마든지 있는데 굳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선호하던 시대적 장소성 뿐 아니라 이곳이 갖는 음향효과였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번 연구는 수학자와 선사 미술 연구자의 관점이라는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연구자의 공동연구이다. 그런 만큼 서로 바라보는 방향이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융합연구는 암각화에 있어서 효율성 좋은 시도였다는 점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한국학중앙연구원 허흥식 명예교수가 최근 새롭게 조사된 상주시 함창읍 신흥리 일대 대형 성혈 유적을 조사해 그 성격을 고령가야와 관련해 바라봤다.
또 국립중앙박물관 신대곤 전 부장은 천전리 각석의 세선각 표현과 동시대 암각 자료를 신앙적 측면에서 재해석한 연구 성과를, 컬처앤로드문화유산활용연구소 유현주 박사는 신성지역으로서 반구대암각화는 또 다른 세계로 이어질 수 있는 통로라는 관점을 내놨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